올가을쯤에 결혼을 앞둔 예비 신랑입니다.
너무 답답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전 결혼하면 저희집에서 제 부모님 모시고 살면서
용돈도 드리고 여행도 보내드리고 하면서
알콩달콩하게 살고 싶거든요?
먼저 결혼한 형네 부부도 부모님 집 근처에 살고있고
시집간 여동생도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살고 있고
이제 저만 결혼해서 부모님을 모시고 살면
티비에서 아주 단란한 가정을 묘사할때 나오는
북적북적한 그런 가정이 되는 거였습니다..
매일 저녁도 같이 모여서 먹고
조카들 잔뜩 손잡고 휴가도 가고 이렇게요...
집을 장만할 돈도 절약이잖아요?
(집 장만 할 돈이 적은 돈도 아니고...)
그런데 여자친구에게 이런 생각을 말했더니
가차없이 자기는 결혼 안하겠답니다.
자기가 외동인 거 알면서 어떻게
시부모 모시고 살라고 할수 있냐고,
시부모 모시고 살면 자식은 나밖에 없는 우리 부모는
평생 두분만 쓸쓸하게 살라는 거냐고 화를 냅니다.
그리고 하는 말이, 저와 결혼을 결심한 결정적인 이유가
둘째 아들이라 평생 시부모님
모실 일은 없을꺼 같다는 판단 때문이었답니다
(이 대목에서는 욕나올뻔 한..)
누가 친정에 보내주지 않겠다고 한것도 아니고
친정에 못 가도록 막는 것도 아니고
단지 제가 바라는 건 저희 가족과 단란하게 살자는 것 뿐인데
사랑과 전쟁을 너무 많이 본 탓인지 오바를 하더라구요.
나는 걱정말라고 때 맞춰서 명절때랑
부모님 생신때마다 확실히 친정 보내준다고 하는데
이 여자는 완전 화를 내면서 말처럼 그게 쉬운거면
처음부터 이런 소리 하지도 않는다고 길길이 날뜁니다.
1년에 꼴랑 세네번만 우리 부모님 뵈라는거냐
난 적어도 1주일에 한번씩은 친정가려고 했었다
막 이러면서요(세상에 외동딸이 너뿐이냐,
다들 이렇게 산다고 말해줘도 도통 못알아먹습니다.)
그리고 자꾸 하는말이 니네 부모는 너아니라도
자식 둘이나 더있지만 우리부모는 나하나다
나 너랑 결혼하면 우리 엄마아빠 자식하나 없는 꼴 날꺼같다.
나 키워준게 내부모지 니부모냐
난 내가 번돈으로 우리부모 여행 보내고 호강시키면 시켰지
남의 부모 모시려고 죽어라 능력 키운 거 아니다
이런 정떨어지는 소리들만 합니다.
일단 다음에 얘기하자 하고 헤어지긴 했는데
문자가 오더군요.
결혼인지 합가인지 선택해라 이렇게요.
외동딸이고 또 결혼이 멀지 않아서
예민한 여친 마음은 이해하지만,
그래도 자기 부모 소중하다고
그렇게 화낼 정도의 여자면 시부모도 당연히
소중히 여길 줄 알아야 하는 거 아닌가요?
정말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 막막하네요......
전 정말 모시고 살고 싶은데
이 여자는 정말로 헤어질 기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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